색채

[명화] Paul Gauguin

주문을걸다 2016. 8. 17. 13:33

 

 

 

 

 

 

 

Paul Gauguin

The Painter of Sunflowers,(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

 

 

 

 

 

 

 

 

Vincent van Gogh painting sunflowers, 1888. Oil on canvas, 73 x 91 cm.

Van Gogh Museum, Amsterdam

 

 

1888년 10월 23일부터 12월 24일까지 약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고갱은 고흐와 함께 작업생활을 하게 된다. 이 당시 두 예술가의 만남이 낳은 여러 일화들은 대중에게도 익히 알려져있다. 고흐의 동생이자 화상인 테오의 주선으로 파리에서 프로방스로 근거지를 옮겨 함께 작업생활을 시작한 두 예술가 사이에는 긴장감이 팽팽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고갱과 고흐가 처음 연을 맺게 된 시점은 1887년 파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자연을 벗삼아 그림을 그리고자했던 두 예술가는 각각 브르타뉴의 퐁타방과 프로방스의 아를로 떠나게 된다. 각기 다른 지방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고갱과 고흐는 테오를 통해 서로의 소식을 접하였고, 고갱의 건강과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자 평소 고갱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고흐는 그를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아를의 작업실로 초대한다.

 

서로에게 호의를 가지고 시작되었던 두 사람의 공동생활은 잦은 다툼과 대립으로 점점 악화되었다. 고갱이 자신의 동료화가인 에밀 베르나르에게 쓴 편지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고갱과 고흐는 서로의 그림 스타일에 대해 공감하기 어려운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두 화가 간에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나은지 혹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예술가 스스로의 상상력이 더해지는 것이 나은지에 대한 문제였다. 고흐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데 중점을 둔데 반해 고갱은 스스로의 기억과 상상 등에 의존해 그림을 그리곤 했고, 이와 같은 차이는 그들을 끝없는 다툼으로 이끌었다.

고갱과 고흐의 시각 차는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에서도 잘 드러난다. 대표적인 예로 이 그림에서 보이는 해바라기가 꽂혀있는 화분은 고갱이 상상해 그려넣은 부분이다. 이 작품이 완성된 것은 고갱이 고흐를 떠나기 직전인 12월이었고, 둘이 함께 작업하기 시작한 10월부터 12월에 이르기까지 고갱은 고흐가 화병에 꽂힌 해바라기를 그린 적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다만 고갱은 고흐가 같은 오브제를 가지고 정물화를 그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온전히 그의 상상력에 의존해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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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은 이 작품을 통해 구성적 측면에서 실험을 감행한다. 전통적으로 중앙에는 그림의 중심이 되는 대상이 자리해야하는데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에서는 중앙에 그 어떤 주요요소도 배치되어 있지 않다. 그림의 주대상이 되는 고흐와 해바라기는 모두 그림의 모서리로 밀려났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그림은 마치 대상을 내려다보는 듯한 구도를 가지고 있는데, 마치 고갱이 고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예술가로서의 우월의식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있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이 그림을 처음 본 고흐의 소감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림 속의 자신이 ‘미친 사람(madman)’처럼 보인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후에 고흐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그림 속에 그려진 자신의 모습이 당시의 자신과 어느 정도 닮았음을 인정했다. ‘피로와 긴장이 가득한 상태’의 자신을 고갱이 포착했다고 동의한 것이다.

 

 

 

 

Paul Gauguin, 1891
Photograph: The Illustrated London News Picture Library, London, UK / Bridgeman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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