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명화] 구스타프 클림트-Adam and Eve

주문을걸다 2009. 9. 30. 23:19
 

 

 

 

Gustav Klimt

 

 

 

 

 

 

Adam and Eve

1918

 

 

 

완벽한 비너스의 콘트라포스토를 연상케 하는 벌거벗은 여인 앞에 발걸음이 멈추어 집니다. 길게 늘어뜨린 금발에 유난히 하얀 피부, 발그레한 볼과 탐스러운 입술이 아름답습니다. 그녀의 뒤에 서 있는 나체의 남자도,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도 의식하지 않는 저 여인의 표정은 벌거벗은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던 에덴 동산의 이브처럼 천연덕스럽도록 해맑습니다. 클림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아담과 이브>입니다.

 

인류 최초의 팜므 파탈은 아이러니하게도 성경에 등장하는데, 아담을 은밀히 유혹해 결국 지상낙원에서 영원히 추방당하게 만든 첫 팜므 파탈이 구약성서의 이브입니다. 하지만 클림트의 이브는 죄인의 모습이 아닌 오히려 당당하고 사뭇 뻔뻔하기까지 한 표정으로 관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세상의 모든 빛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여신처럼 우아하기까지 합니다. 상대적으로 두 눈을 감아버린 아담은 여인의 존재 앞에서 무능력하고 무의미해 보일 뿐입니다. 에덴 동산의 이브는 클림트의 손끝에서 독특한 색감과 풍부한 감각으로 재창조되면서, 또 다른 정체성의 이브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황금빛 컬러와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을 상징하는 호피무늬, 생명의 씨앗을 통한 다산을 의미하는 아네모네에 둘러쌓인 저 여인.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출처: 클림트 황금빛비밀 전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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